마농샘의 숲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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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양목, 꿀벌에게 위로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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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ree 댓글 0건 조회 763회 작성일20-03-2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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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양목을 가까이서 잘 살펴보신 적이 있습니까?


회양목은 오래전에 도장을 만드는데 사용했다고 해서 ‘도장나무’라고도 불립니다. 도장은 재질이 세포질이 촘촘하고 단단해야 하는데

회양목의 나무 재질이 도장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는 참 유용한 나무로 자리 잡은 셈이죠.


그러나 요즘 회양목은 어떨까요?


이 친구가 있는 곳이 주로 어디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도 도로변에서 인도와 차도 사이에 완충역할로 쓰이거나,

화단에 빙 둘러친 울타리역할로 쓰이는 경우가 대다수 일겁니다.

우리 주변에서 항상 볼 수 있는 나무라서 으레 저렇게 생긴 나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회양목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회양목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지나칩니다. 이름을 알고 있는 분들도 많지 않을 겁니다.

사람들 시선을 받기 위해서는 눈에 띄도록 예쁜 꽃이라도 피우면 좋으련만...

이 친구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노란색 꽃을 피웁니다.

우리 사람들 가까이에서 항상 눈앞에 존재하는데, 사람들의 눈이 닿지 않는 나무인 셈이지요.

이렇게 키 작은 나무인 회양목을 세종대왕 왕릉이 있는 영릉에서 우연히 마주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항상 보던 회양목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왕릉에 있는 회양목은 그야말로 왕릉을 지키는 장군의 모습처럼 키도 제법 크고 가지도 활기차게 펼친 모습이었습니다.

원래의 회양목은 3m까지 자라는 나무입니다. 느티나무처럼 자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쾌 큰 나무인 셈이죠.

울타리나무처럼 작게 보이는 모습은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작된 모습인 것이죠.

제가 마농샘 일곱 번째 이야기에서 소개한 주목나무와 비슷한 애환이 이 친구도 있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부곡동 도서관 옆길을 걷는데, 도로변에 울타리용도로 심어져 있는 회양목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무언가 부지런히 회양목 속에서 분주합니다. 꿀벌입니다.

회양목의 아주 작은 노란색 꽃을 옮겨 다니며 분주합니다.

꿀벌 친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는 꿀벌이 찾는 회양목의 작은 노란 꽃에 코를 대 봅니다.

강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이 코에 감깁니다.

이렇게 좋은 향을 갖고도 사람들의 이목조차 끌지 못한 회양목이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꿀벌은 회양목의 진가를 알아줍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꿀벌이 상기시켜줍니다.

꽃 옆에는 작년에 열매를 맺고 씨앗이 나간, 마른 열매껍질이 보입니다.

이 열매껍질은 아이들과 생태교육을 할 때 주 재밌는 역할을 해 줍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퀴즈를 냅니다. “이 나무 안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마법의 부엉이가 살고 있단다.

지금은 굳어서 움직이지 않지만 12시 종이 땡하고 울리면 휘리릭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단다.” “자, 12시에 여기 와서 마법의 부엉이를 볼 친구들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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