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농샘의 숲이야기

도시 숲 센터의 마농샘의 숲이야기입니다.

도룡뇽이 사는 도시에 나도 산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tree 댓글 0건 조회 611회 작성일20-03-02 14:05

첨부파일

본문

도룡뇽이 사는 도시 

 

지난 주 일요일에 수암산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코로나19여파로 한산할 줄 알았는데, 수암산 입구부터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수암산 입구부터 10여분정도 올라가면 작은 계곡처럼 생긴 쉼터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여러 번 생태지도자 양성 강의를 해 본 터라 반가운 마음에 물속 돌을 들추어 보며 날도래 집을 찾아봅니다.

네모 날도래 집이 보입니다. 조금 위로 올라가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몇 해동안 보이지 않던 도룡뇽 알집이 여러 개 눈에 들어옵니다. 현장 답사하면서 예기치 않게 이런 생물을 대하게 되면 기분이 날아오를 듯이 흥분됩니다.


자연과 함께하면 장수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아주 작은 일에도 행복할 수 있는 감수성이야말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f234db619f9c009a80098634960b26ff_1583124823_0555.jpg                              f234db619f9c009a80098634960b26ff_1583124822_80065.jpg

도룡뇽 알집                                                                도룡뇽의 귀여운 모습 (위 사진은 퍼온 사진임)

   - 수암산에서 얻은 작은 행복                                       사실 이렇게 손 위에다가 물속 생물을 올려놓고 관찰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인간의 체온이 물속에 사는 생물들에게는 피해를 줍니다.

 

 

생태수업을 위한 현장답사 활동이라서 산 정상까지는 가지 않고 내려옵니다. 내려오며 발견한 수암산이 주는 또 하나의 경이로운 주인공은

바로 뱁새라고 불리는 붉은머리오목눈이둥지입니다. 눈이 마치 까만 점 하나 찍은 것처럼 작다고 해서 뱁새라고 불립니다.

몇 달 전 새끼들도 자라서 떠난 빈 둥지인데, 잘 만들었습니다. 나뭇가지를 벗겨서 여러 개로 엮고 여기다가 거미줄을 이용해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둥지를 사람들이 다니는 길 가 바로 옆에다가 지었다는 점입니다.

탁란이란 말 들어보셨지요? 뻐꾸기가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뻐꾸기는 사람 눈에 잘 안 띕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곳 근처에는 가지 않습니다.

뱁새는 바로 이점을 노린 듯합니다. 뻐꾸기뿐만 아니라 자기 새끼를 해칠 우려가 있는 뱀 등, 천적을 피하기 위해 사람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요?

사람들은 그래도 보기만 할 뿐, 알을 가져가거나 먹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하긴 수암산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산소 운동하기 위해 와서는

주변의 자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앞만 보고 걷기만 하니, 더욱 더 볼 일이 없겠습니다.^^)


f234db619f9c009a80098634960b26ff_1583124822_88788.jpg                                                  f234db619f9c009a80098634960b26ff_1583124822_97211.jpg

(수암산 길가 옆에 지었던 붉은머리오목눈이 빈 둥지)                        (눈이 까만 점찍은 것처럼 보이지요? 새끼들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뛰다가 걸으면 풍경이 들어오고, 걷다가 멈추면 생명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수암산이 주는 선물을 받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