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나무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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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ree 댓글 0건 조회 1,260회 작성일20-04-17 13:32첨부파일
- 마농샘의 숲이야기 15.hwp (267.0K) 9회 다운로드 | DATE : 2020-04-17 13: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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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나무’를 아시나요?
제가 지은 별칭입니다. 벚나무를 가리켜 저는 ‘꾀나무’라고 부릅니다. 왜 그렇게 부르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벚나무 잎을 한번 자세히 관찰해 보세요. 잎자루 붙은 곳에 아주 작은, 마치 젖꼭지처럼 톡 튀어나온 것을 살펴봅니다.
이것을 ‘꽃밖 꿀샘’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냥 ‘꿀샘’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꽃 안에 있는 진짜 꿀샘은 곤충을 유인하여
수분을 위한 용도라면 벚나무 잎에 달린 꿀샘은 가짜 꿀샘입니다. 아주 살짝 달콤한 맛이 느껴지고, 향기만 있는 가짜입니다.
그러면 벚나무는 왜 이런 가짜 꿀샘을 만들었을까요?
벚나무를 오르내리는 개미의 행동을 관찰해봅니다.
개미는 이 꼭지에서 풍기는 달콤한 향을 꿀로 오인하여 유인당합니다. 벚나무에게 유혹당해서 꿀샘까지 올라왔는데 꿀이 없습니다.
그러나 개미는 좌절하지 않습니다.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여왕개미에게 혼이 나기 때문이죠. 꿀 대신 다른 먹을 것을 찾습니다.
아시다시피 나무의 천적은 곤충입니다. 성충인 곤충은 나무의 수액을 빨아 먹고 살며, 산란기가 되면 나무껍질이나 잎 뒷면에 알을 낳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나뭇잎을 먹으며 자라납니다. 나무가 없으면 곤충의 일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무와 곤충의 관계가 상호 공생보다는 나무가 일방적으로 곤충에게 모든 것을 주는 셈이죠. 나무입장에서 보면 곤충이 반가울리 없습니다.
게다가 인간이 만든 지구온난화로 인해 곤충의 개체수가 많아졌습니다. 나무에 달라붙어 먹고 사는 곤충의 개체수가 적당해야 나무도 견디며 사는데,
너무 많아지면 나무는 죽게 됩니다. 나무는 지구의 생명유지장치입니다. 이렇게 만든 주범이 누구일까요?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책임을 지고 자연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죠. 원인제공자가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이 옳은 이치 아니겠습니까?
생태교육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생태교육을 통하여 자연을 책임질 줄 아는 자연과 공생하는 가치관을 가진 어른,
나아가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 거창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이것이야말로 지구를 지키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확신합니다.
자, 다시 ‘꾀나무’이야기로 돌아옵니다.
개미는 벚나무 잎에서 꿀은 얻지 못하더라도 벚나무 잎을 갉아먹으며 사는 애벌레나 잎 뒷면이나 나무껍질에 낳은 알들을 꿩 대신 닭이라도
건지듯이 개미집으로 끌고 갑니다. 벚나무는 가짜 꿀을 통해 개미를 유인하고는 벚나무의 천적인 애벌레와 곤충 알들을 물리치는 놀라운 전략을
실현하는 것이지요.
어떻습니까?
‘꾀나무’ 맞지요? 이제부터 벚나무를 보는 눈이 달라지겠지요.
< 벚나무 잎 끝 잎자루와 맞닿은 곳에 꼭지 같은 것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지요?
이것이 벚나무의 놀라운 유인전략 장치인 ‘꽃밖꿀샘’입니다. 꽃 바깥에 꿀샘이 있다 해서 ‘꽃밖꿀샘’이라고 부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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